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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샘의 추천도서/주제별 도서

김지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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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떠올랐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리 교수가 제자에게 삶을 전달하는 이야기가. 이어령 당신의 지혜를 선물로 남기려고,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을 배우려고 김지수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암 투병 중에도 늘 깨끗하게 다려진 옷을 입고 깨끗하게 면도한 얼굴로 수업에 임한 사람.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이 다른 사람에 의해 선택되었다. 토론 도서로 선정을 해주신 덕분에 더 빨리 책을 구입할 수 있었다. 흰 바탕에 밝은 연두색 띠지를 매고 있는 책은 책 표지의 흑백인 이어령의 모습과 너무 상반된다. 단순한 색의 배치로 흑백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다.

108쪽 다르게 산다는 건 외로운 거네. 그 외로움이 모든 사회생활에 불리하지만, 그런 자발적 유폐 속에 시가 나오고 창조가 나오고 정의가 나오는 거지.
둥글둥글,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세계에선 관습에 의한 움직임은 있지만, 적어도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자가발전의 동력은 얻을 수 없어. 타성에 의한 움직임은 언젠가는 멈출 수밖에 없다고. 작더라도 바람개비처럼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동력을 가지도록 하게.

111쪽 우리가 이 문명사회에서 그냥 떠밀려갈 것인지, 아니면 힘들어도 역류하면서 가고자 하는 물줄기를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네. 다만, 잊지 말게나. 우리가 죽은 물고기가 아니란 걸 말야


남을 의식하고 남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송곳으로 찔린 것처럼. '떼'로 사는 것을 경계한 이어령. 'only one'이 되어라.

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화문석과 무문석을 비교하며 인생을 사는 방식을 알려준다. 화문석은 무늬를 넣으니 짜는 재미가 있고, 무문석은 민짜라 짜는 사람이 지루해서 훨씬 힘들다는 말. 그래서 무문석이 더 비싸다는 것이다. 우린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노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 고생이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즐겁고, 가난해도 행복하다는 것이다.(178~179쪽)

179쪽 한 순간을 살아도 자기 무늬를 살게.


내 인생이란 아주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뭔가 커다란 것을 이뤄야 할 것 같았지만 어찌 보면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즐겁게 하면서 살면 그것이 나에게 대단한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나는 뭔가를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저 나에게 보여주면 되는 것을 내가 중심이 삶이 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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